이범재 · 계수나무
조그맣고 약한 애벌레가 있습니다. 남들보다 알에서도 늦게 나왔고 다른 친구들이 열심히 잎을 먹고 몸집을 키워 갈 때도 작은 애벌레는 잎은 맛없고 질기다며 꽃만 먹습니다. 분홍, 노랑, 보라색 꽃들을 신나게 먹다 보니 초록의 다른 애벌레들과는 달리, 작은 애벌레는 알록달록한 애벌레가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나비가 되어 하늘을 훨훨 날아갈 때도 작은 애벌레는 여전히 애벌레였지요. 하지만 작은 애벌레는 조금도 낙심하거나 주눅 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