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주 · 고래뱃속
그해 겨울 어느 겨울날이었어요. 찬 바람에 두 손 두 발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얼 수 있다는 걸 저는 그날 알았어요. 꼭 올 거라고 약속했던 엄마가 오지 않은 날이었거든요. 토라진 마음은 외투 속에 꽁꽁 숨겨 두었었는데, 문밖을 나서려는 어깨 너머로도 할머니는 제 마음을 다 읽으셨나 봐요. 자꾸만 저를 붙잡으려는 할머니를 뿌리치고 밖으로 나서는 제 이름을 할머니는 못내 소리쳐 부르셨어요. 하지만 저는 그만 모른 척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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